‘슈퍼스타K5’의 실패 원인 몇 가지 중 첫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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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슈퍼스타K> 시즌이 된 <슈퍼스타K5>(이하 ‘슈스케5’)는 단지 수준 이하의 참가자 탓만 할 수 없다. 겉만 보자면 참가자를 가장 먼저 따져 탓하는 물결이지만, 이 일방적 야유는 다시 생각해 볼 만한 요소들이 존재한다.

먼저 첫 번째 따져 볼 만한 것은 ‘상업성’의 문제. 집중적으로 해부해 본다.

이 문제는 시즌5를 망친 가장 큰 이유다. 상업성 문제는 사실 시즌3에서 이미 미세하게 보였고, 시즌4에서 만개를 하더니, 시즌5에서는 약간 죽이는 듯했다. 하지만 제 버릇 남 못 준다고 역시나 그 모습은 여러 군데서 다시 포착됐다. 뭐 그렇다고 시즌1~2에서 없던 것은 아니지만, 그때는 뭔가 순수함이 묻어나던 때로 기억된다.

상업성의 문제는 시즌4가 가장 심했던 시즌이다. 로이킴까지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처음부터 정준영을 뽑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슈퍼스타K>라는 브랜드 네임을 떨어트리기에 충분했다. 가수를 뽑겠다는 의지보다는 처음부터 상품적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고 이승철이 대놓고 밝힌 시즌이 바로 시즌4였기에 예상할 수 있는 그림들이 펼쳐진 건 당연했다.


이승철을 비롯하여 제작진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아마도 시즌3의 ‘울랄라세션’과 ‘버스커버스커’, ‘투개월’의 성공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보인다. 그래서인지 시즌4가 시작되자 노골적으로 ‘로이킴, 정준영, 홍대광, 유승우, 허니지’ 등을 적극적으로 미는 모습을 보여줬고, 그중 데뷔 전부터 스타 만들기에 총력을 벌이는 모습은 프로그램 안에서도 쉽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국민이 바란다고 시작된 음원 풀기는 성공해 결승전이 가려지기 전부터 도전자들은 상품으로의 가치를 충분하게 했고, 시즌3에서 배출된 이들과의 겹 상품화는 사실상 가장 큰 흑자를 내게 한 것이 시즌 3과 시즌4 때이다. 시청자가 시즌4를 실패한 시즌이라고 볼지 몰라도 사실 가장 큰 흑자를 낸 것은 시즌4로 봐도 무리는 없을 듯하다.

탄력은 붙었겠다 시즌5도 그렇게 가자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래서 비난을 받은 시즌4를 변형해 시즌5를 만들며 비난을 잠재울 수 있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이 ‘슈퍼위크’를 없앤 ‘블랙위크’의 카드. 또한 ‘아일랜드 미션’ 카드는 기획상 칭찬받아 마땅했으나, 진행되면서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겠다 싶은 도전자들을 위로 끌어 올리는 단계에서 엉망이 되고 말았다.


실제 기획을 보면 칭찬할 구석은 많았다. 새로운 기획이 참신하다 느껴졌기 때문. 그러나 그 효율적인 시스템을 상업적 기준으로 운영하다 보니 당연히 붙어야 할 도전자가 떨어지는 이변이 생기고, 떨어져야 할 도전자가 감성팔이를 통해 붙어버리는 현상은 질적 하락을 불러온 당연한 결과.

심사위원이 잘해 보고자 하는 노력도 허사가 되는 것은 자승자박이었던 셈. 실력 있는 참가자를 올리고 싶어도 감성팔이로 만들어진 캐릭터가 씌자 심사위원조차 떨어져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한 참가자가 붙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만다. 하나를 얻고자 한 것이 둘을 잃는 결과가 된 것이다. 여기서 하나를 얻고자 한 것이 상업적 성공이었다면, 둘을 잃은 것은 ‘실력과 질적 하락 + 명성’이다.

시즌4에서 배출된 ‘로이킴’이 빨리 주저앉은 것은 그만큼 <슈퍼스타K>가 조급증이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끝나기 전부터 스타를 만들어 놓고, 잠시 실력 업그레이드할 시간도 없었다는 것은 큰 문제를 일으킬 빈틈을 만들어 놓은 것. 이렇게 조급했던 이유라면 ‘버스커버스커’가 제대로 말을 안 들었던 이유도 있다.


사실 ‘로이킴’은 그 당장 스타가 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발전하는 스타가 됐어야 했다. 하지만 이전 시즌에서 빼앗긴 스타의 상업적 가치 때문인지 급하게 만들어 낸 로이킴의 스타성은 기도 못 펼친 채, 기존 시즌 ‘버스커버스커’의 세력에 묻히고 만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로이킴이 만든 곡이 ‘버스커버스커’의 팬덤의 마음에 생채기를 주자 봇물 터지듯 공격해오는 파상공세는 로이킴을 주저앉혀 버렸다.

이어 정준영을 스타로 만들려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가수보다는 엔터네이너 끼를 가지고 있는 그를 띄우기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기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모양새다.

대중은 정준영을 노래 잘하는 가수보다는 똘끼 가득한 엔터테이너로 보는 경향이 더 크다. 결국, 시즌4에서 가수로 인정을 받고 있는 가수는 홍대광이나 딕펑스지만 스타성에 떨어져서인지 크게 성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스타성에서 희망이었던 로이킴은 표절 의혹으로 학업을 채우러 갔지만, 대중은 아직 싸늘하기만 하다.

<슈스케5>의 실패 중 그 첫 번째는 바로 이런 급하고 무리한 스타 만들기의 상업성 때문이다. 시일을 두고 대중의 검증을 받지 않고 그대로 상품화하다 보니 생긴 부작용은 꽤 큰 상처를 입혔다. <슈스케5>에서 박시환과 박재정을 상품화하려 했을 테지만, 그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대중의 저항심을 키워 채널을 돌리게 한 이유 중 하나는 이승철의 심사평 영향도 크다. 마지막 심사에서 이하늘이 ‘종잣돈(시드머니)’을 ‘노잣돈’으로 잘못 말해 비난을 받았지만, 심사위원에서 가장 크게 대중의 마음을 돌리게 한 것은 이승철의 편파적 심사평 때문이다.

이승철은 마음에 들고 안 들고의 경계가 심각해 한 번 싫은 마음이 생기면 참가자를 민망할 정도로 깎아내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변덕도 심했다. 박재정과 박시환, 송희진 등 여러 참가자에게 그가 가한 평은 잔인하기까지 해 대중을 등 돌리게 했다.

처음부터 심사위원의 성격을 평가한다면 윤종신은 지식과 평이 균형미가 있었으며, 이하늘은 신 독설캐릭터로 한결같이 독설을 나렸고, 이승철은 변덕 캐릭터로 상품적 가치에 중점을 두고 편애하는 모습을 은근히 보여와 신뢰를 잃은 시즌5가 됐다.

결국 <슈스케5>의 실패 원인 중 가장 큰 원인는 ‘상업적 가치를 우선’하는 기획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배제할 수 없는 요소이고, 꼭 필요한 요소지만, 상품성이 주가 되면 이런 결과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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