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 김성주 편, 진짜 사랑은 후에 알게 돼 더 슬프다


내 아버지의 숨겨진 사랑을 알 때는 조급함이 묻어날 나이. 나의 몸이 아프기 시작할 때, 내 아버지의 아픔은 더욱 큰 것을 알기에, 나의 몸보다 아버지 아픔이 더 아파진다. 내 자식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못하고 살다가 어느 순간 나를 돌아보니 내 아버지가 보인다. 

그렇게도 나에게 부족한 사랑을 줬던 아버지. 원망하던 아버지의 모습이었는데! ‘난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나조차 내 자식에게 그런 부족한 사랑을 주고 있더라. 나 살아가며 아버지가 나를 아낀다는 것을 안 것은 군 입대일. 훈련소까지 나를 태워다 준 아버지가 시야에서 나를 놓치고 허둥지둥 찾는 모습은 내가 아버지에게 자식이라고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그조차 어린 나이에는 헛갈리더라.

나에게 참 못 해준 아버지였다. 엄하기만 한 아버지. 투정이라도 부릴라치면 호통에 기합은 보통이었다. 밥 먹다가 자세가 좋지 않았던 시절, 아버지는 숟가락을 상에 강하게 내려놓으며 동네를 몇 바퀴라도 돌라고 하셨다. 그 어린 나이 내복 차림에 돌고 도는 게 내심 원망스러웠다.

먹고 살기 팍팍한 시절을 겪어 나가고 있는 나였다. 아내와 아들딸이 생기고 어느 순간 돌아보니 아들에게 내 존재는 어릴 적 나와도 같았다. 내가 아버지를 어려워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 좋아하는 보드게임 사 달라고 못했는데, 아들 녀석이 나를 어려워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나더라.


아들에겐 난 참 가부장적이고 화 많이 내는 아빠였다. 엄한 아빠의 모습을 가진 나는 아들이 쉬이 뭔가를 털어놓지 못하는 그런 아빠였다. 그런 아들과 남들 앞에 서는 자리가 생겼고, 평소 표현하지 못하고 마음에만 담아두었던 사랑의 모습을 표현하다 보니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 생긴 것이 아버지에 대한 이해로 바뀌고 있었다.

돌아보니 내 모습이 아버지의 모습이란 것을 안 것은 목 매이는 슬픔이었다. 나에게 못 해주기만 했다고 느낀 아버지였는데, 시간이 지나 나이 먹고 아버지가 아프다는 소식에 조급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무언가 해 드리고 싶은데, 아버지는 아프시기 시작했다. 건강하기만을 바라는 마음이었고, 그렇게 믿고 있던 아버지였는데, 이젠 어디 쉽게 여행가기도 어려울 정도로 아픈 아버지의 모습에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이젠 무엇이라도 잘해드릴 수 있는데, 더 해주지 못해 아쉽기만 하다. 아픈 아버지가 낫길 바라며 병원에 다니고 약도 드시길 바라는데, 마음처럼 아버지는 따라주지 않으셔 난 화가 많이 난다. 어릴 때 아버지가 나에게 윽박지르는 것에 몸이 움츠러들었는데, 이젠 내가 윽박지르고 아버지가 움츠러드신다. 난 참 못난 자식처럼 느껴진다.


아버지는 표현하지 않는 분이다. 내가 사랑받는 것을 모를 정도로.

난생처음 아버지에게 편지란 것을 받았다. 그 편지에는 내가 모르던 것이 있었다. 그 흔한 자전거도 캠프도 못 가게 한 이유가 누구보다 소중한 독자였기에 그랬다는 것이었다. 아버지도 독자셨기에 그 소중함을 알아, 잃고 싶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날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성주야 하마터면 네가 이 세상에 못 태어날 수 있었다. / 성주야 사실 이 아버지는 두려웠단다. 너를 잃을까봐 / 성주야 이 아비를 너무 원망하진 말아다오 / 내 아들 성주야 고맙다. 날 지켜줘서!”

<힐링캠프: 김성주 편>은 우리의 아버지를 볼 수 있는 시간으로 눈물 나게 했다. 이는 비단 김성주만의 아버지 이야기가 아니다. 가장 흔한 아버지의 모습이고, 우리가 제일 많이 잊고 사는 이야기다. 내가 못하는 이야기. 내가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야기. 나조차 그렇게 살아가는 이야기. 김성주의 이야기는 우리의 거울 속 모습이기에 한없이 눈물 나게 한다. 그 조급함이 무엇인가를 알기에 더욱 슬플 수밖에 없다. 그의 아버지가 우리의 아버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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