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병맛 페이크 다큐가 말한 예능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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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다 죽겠다’는 메시지라도 남기듯 <무한도전>은 예능 프로그램의 현실을 낱낱이 까 보였다. 그들이 말하는 연애 예능을 비롯한 전체 리얼 예능의 나아가고 있는 방향이 그리 희망적이지 못하다는 것은 이미 대중도 느끼는 바이다.

현재 전체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리얼’에 취해 모든 것을 다 드러내 보여준다. 그것도 모자라 더 자극적인 것을 찾아다니며 결국 예능인은 위험한 상황에 처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리얼을 외치며 예능에서 현재 보여주고 있는 자극성은 심각한 수준이다. 또 그에 못지않게 시청자도 자극적인 것을 찾아 더욱 리얼한 장면을 요구하고 있는 단계다. 너무 심하다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거꾸로 돌려 요구하고 있는 이중적인 면을 보이는 게 시청자이다. 그러다 보니 방송사도 똑같이 대응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연애 콘셉트의 프로그램은 심하게 표현해 잠자리 전까지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도전 콘셉트의 프로그램은 생명을 거는 위험한 상황까지 노출되어 있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점점 그 도가 지나쳐 시청자가 리얼함을 요구한다고 안 보여줄 것을 보여주고 있고, <정글의 법칙>은 온몸이 퉁퉁 부어 인간의 몰골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위험도에 예능인이 노출되고 있다.


육아 예능 <아빠 어디가>와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은 아이의 천진난만한 동심의 세계를 보여주겠다는 일념하에서 아이와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동심을 보는 시청자는 즐겁지만 않다. 일부 시청자는 그 동심의 모습에 만족할지 몰라도, 비정상적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의 반응들은 또 그 동심을 파괴하고 있기에 반갑지 않다.

출연 부모의 걱정은 더할 수밖에 없다. 혹시 내 아이가 큰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라는 걱정인데 사실 그 걱정을 넘어 그 아이들은 상처를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안티카페가 등장하고, 공항에 오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붙잡고 카메라 셔터질에 인증샷 퍼레이드는 그 순수한 동심에 공포감을 안겨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런 현실의 예능의 모습은 무척이나 위험한 수준이고, 현재 예능인은 개그맨의 영역보다는 만능인의 모습을 띠고 있어 안타깝다. 어디까지나 예능인이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웃음도 자연스러울 텐데, 리얼함을 요구하다 보니 스포츠인이 끼어들고, 배우, 아나운서들이 끼어들어 영역을 파괴하는 현실은 안타까운 게 사실이다.

이 현실을 만든 것은 시청자의 요구도 있지만, 방송사의 책임도 크다. 어느 수준까지 영역을 넓혀야 하는데 그 영역 넓히기가 모든 영역으로 넓혀져 부작용을 낳고 있다. 영역 파괴를 시도했지만, 그 영역파괴 시도가 거꾸로 자신의 영역을 파괴해 그들이 살 수 없는 생태계가 된 것은 심각함이 아닐 수 없다.


<무한도전-IF 만약에 박명수가 국민 MC라면>에서 보여준 예능의 현실은 무척이나 심각한 수준. 건물 꼭대기에서 보여주는 줄다리기는, 그 결과에 따라 생명이 오고 가는 장면이 연출될 수밖에 없다. 결국, 멤버 전원이 사망하는 모습이 연출됐고, 그 결과를 보며 박명수는 이런 말을 한다.

“죄송합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동료들이 다 죽었네요. 하지만 한 명 한 명 떨어질 때마다 많이 즐거우셨죠?”라고 하며, 이어 “이게 바로 리얼 버라이어티의 미래입니다”라는 말은 무척이나 씁쓸한 말일 수밖에 없었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모습이 현재 그전 단계까지 갔으니 그다음 단계는 이런 모습이 아니겠는가! 라는 현실 비판의 모습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무한도전>은 고층 빌딩에서 떨어지는 멤버를 CG로 연출하며, 자막으로 ‘장관’이라 표현했다. 역설적인 비판이지만, 현재 대중은 그 정도로 자극성을 띠고 있다.

또한, <무한도전>은 일선 PD들이 도덕적인 면을 갖추지 못함과 직업적 윤리의 부재 의식을 꼬집었다. 현 <무한도전> 소속 제영재 PD가 상황극 속에서 <아빠 어디가>를 카피 작명해 <이모 삼촌 어디가>를 들고 오자 ‘국민 MC’ 코스프레한 박명수가 PD의 자질을 운운한 것은 비틀어 비판한 것이다.


빌딩옥상 줄다리기에서 패해 추락하는 모습을 CG로 보여준 장면은 <정글의 법칙> 김병만의 스카이다이빙 모습을 연상케 했다. 그만이 할 수 있는 것일 수 있지만, 지나치게 예능인이 위험에 노출된 것은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리얼함의 끝이라고 보여주는 ‘스카이다이빙 그레이트 블루홀로 수상랜딩’ 도전 장면은 예능인이 하기에 대단한 것이지만, 맥 놓고 칭찬만 할 수 없는 것은 지나치게 위험해 보였기 때문이다. 또 그런 시도가 다른 예능인에게 큰 위험을 줄 수 있으니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리얼함을 강조해 위험에 노출되는 현실의 리얼리티 모습은, 언젠가 큰 사고가 날 것이라는 <무한도전>의 비판 메시지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다. ‘IF 만약에 특집-박명수가 국민 MC라면’이라는 페이크 다큐에서 박명수는 유재석의 삶을, 유재석은 박명수의 삶을 연기했다. 박명수는 그 ‘만약에’를 병맛으로 연기해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고, 자신이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포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 병맛나는 페이크 다큐가 재미를 준 것은 철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임을 대중이 알고 있어서다. 빤히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의 연기를 그럴 듯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웃겨서 더 크게 폭소케 했다. 유재석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박명수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상 양보도 진행 능력도 그가 할 수 있는 한계는 정해져 있다는 것을 그도 느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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