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종영, 남은 것은 엣지와 패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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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주말 늦은 오후 10시 드라마는 애호가들에게 마니아성 최루 시간을 선사해 줬었다. '가문의 영광'으로 시작된 릴레이는 꾸준히 인기를 얻으며, 후발 주자인 '찬란한 유산'으로 시청률 40%를 넘는 빅히트를 치며 엄청난 선호도를 보이게 했다. 그런데 '찬란한 유산'이 끝나며 이 인기를 업어서 화려한 스타 배우로 포진시켜서 '스타일'로 시청률 굳히기를 시도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비하면 참패로 끝났다.

이 드라마 '스타일'은 방송이 끝나고 남은 기억의 파편으로 따질 때.. 몇 단어로 요약될 것 같다. '스타일', '엣지', '패션쇼', '패션지', '이용우', '김혜수', '류시원', '이지아', '명품 광고', 'PPL 광고', '스타 게스트' 이런 단발마 적인 단어 요소가 극을 이룬 전부 같았다. 극의 스토리는 기억에 남지 않고 온갖 광고와 김혜수와 류시원이 입은 패션들이 기억에 남을 뿐이다.

스타일이 나름 최고 인기 단어를 유행 시킨 것은 '엣지 있게~'가 전부다. 지나친 단어 사용으로 인해 귀가 영 불편할 정도였다. 워낙 필요한 부분에 캐릭터가 버릇처럼 사용하는 단어가 되어야 하는데 이 단어는 패션계에 일하는 여성처럼 보이는 김혜수가 일부러 그 물색처럼 보이게 꾸미려고 '엣지 있게~ 엣지 있게~'라고 후크송처럼 되 뱉는 말처럼 들렸다. 상황에 적절한 버릇의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의도적인 꾸밈을 위해서 쓰는 단어라서 귀가 괴로웠다.

패션매거진 편집장으로 일하는 여성은 된장녀인가? 라는 생각을 가지게 할 정도로 극에서 보여준 것은 극도로 상위층을 대상으로 한 뽐뿌 드라마였다. 환상을 자극하는 화면을 배치하며 너도 이렇게 될 수 있어~ 패션계 스타일러 편집장들이나 종사자들은 이렇게 멋지게 입고 다닌다~ 라고 하는 이미지를 주는 것 같아서 아쉽다. 필자가 아는 편집장 세 명은 사는데 배곯지 않는 정도는 됐지만 그렇다고 그렇게까지 호화스러운 안정적인 층은 못됐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온갖 명품으로 도배한 편집장과 회장님들로 넘쳐났다. 실제 생활과 드라마의 배경이 같을 수 없지만 기획으로 봤을 땐 애환을 나타내는 의도도 있었을 텐데 이렇게 과대 포장을 해서 좋을 게 뭐가 있는지 궁금하다.

'엣지 있게~'와 더불어 가장 눈에 띈 것은 바로 스타 배우들의 출연 목적인 마치 '패션쇼' 무대에 나온 듯 한 목적으로 보여지게 만들었던 것이다. 극적으로 일을 하는 여성의 애환을 그리는 것은 신경을 쓰지 않은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몰입도는 정말 안쓰러웠다. 드라마적인 요소로 칭찬을 할 것은 없는데 패션을 볼 만 했어! 라는 식의 감정만이 남게 하는 드라마였다.



패션매거진을 만들어내는 일터의 애환을 좀 더 사실적으로 보여줬으면 좋았을 텐데 온갖 일하는 모습은 말로만 일하는 것이고 현장을 뛰어다니는 것은 없었던 스타일링 드라마였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은 특종이야~ 특종이야~를 외치며 회사에 뭔 일이 있데~ 누가 대표로 취임한데~ 식의 가십성 멘트만 나누는 사무실의 모습이었다. 이 드라마는 스타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시나리오를 포기한 드라마 같았던 드라마라고나 할까! 좋은 배우들을 데려다 놓고 활용을 피팅 모델로만 사용한 것 같은 드라마였다.

그들의 안정적인 연기와 훌륭한 기획이 담긴 모습 작품을 보고 싶었으나 극중 서우진 대표(류시원)는 어바웃쌈이란 자신의 진정 원하는 일터에만 관심이 있었고, 김혜수는 스타일 매거진에서 202호와 203호를 찍기 위한 회사 살리기 정도였고 나머지는 패션모델 역할이었다. 이용우는 포토그래퍼로 성적 취향이 확실하게 매듭은 안 되었지만 게이 쪽으로 흘러갔고 지켜주지 못한 아쉬움에 배외하는 주변인 정도,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은 댄스 퍼포먼스가 기억에 남는다. 이지아는 초반에 꺅~ 꺅~ 거리는 소리를 지르는 캐릭터가 가장 강했다. 그리고 베토벤 바이러스의 두루미에서 약간 못 헤어 나오는 비슷한 이미지를 보여줬다.

김혜수의 이미지가 쎈 것인지 모르겠지만 온통 포커스가 김혜수 위주로 되다보니 네 명의 주인공은 역할은 대부분 민둥민둥 없어져 버렸다. 김혜수 조차도 말 그대로 스타배우 김혜수란 이미지만 남지 극중 이름이 생각이 안 날 정도의 역할을 수행해줬다. 그녀가 대중에게 가장 눈에 띄었다면 역할보다는 그녀의 패션 볼거리에 더 치중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드라마 기획 의도 중에 '화려하고 치열한 패션 매거진에서 고군분투하며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네 남녀의 모습이 리얼하게 담겼다' 라고 하는데 어디? 라고 하고 싶을 정도다. 아마도 이런 섭섭한 시청률 반응이 안 나왔다면 더 끌고 나갈 것 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의외로 반응이 안 좋자 빨리 내리는 것 같은 기분까지 든다. 그래서 그런지 원래 기획인지 모르겠지만 마지막 회에서 해피엔딩으로 빠른 맺음을 한 것은 그리 바람직해 보이지 않았고 너무도 억지스러웠다. 

이 억지스러움이란 단어를 생각하니 다시 한 번 카메오 출연자들이 생각이 날 수밖에 없다. '홍록기, 2NE1'등 많은 카메오를 쓴 것도 전혀 성격에 안 맞아 보였다. 순간의 화제가 되어 1~2회 시청률이 늘어날 수 있겠지만 스토리상 그렇게 좋은 쓰임새는 아니었다. 충분히 초대될 수 있는 자리라지만 극적으로 봤을 때 이들의 등장은 너무 생뚱맞아 보인 것이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 초대에는 스타들의 인맥을 자랑하는 기분을 줬다는 것도 안 좋아 보이는 장면이기도 했다.

대스타의 출연으로 화제는 분명히 엄청 났지만 회가 거듭이 될 수록 볼 것 없는 내용으로 점점 시청자들은 이탈을 했고,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말 그대로 패션쇼와 엣지가 전부인 드라마가 된 것 같아서 많이 아쉽다. 이렇게 좋은 배우 김혜수와 류시원을 가져다 놓고도 활용을 제대로 못한 '스타일'드라마의 안타까움이 너무 크다. 다음 패션드라마가 있다면 좀 더 피말리는 극 전개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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