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땅에 헤딩, 밋밋함이 극을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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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 '맨땅에 헤딩'이 헤딩을 너무 심하게 해서 충격을 입었는지 좀처럼 쓰러져 있는 땅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목드라마 중에 20%를 넘는다는 것은 이제 새로운 도전이라고 불릴 것 같다. 어떤 드라마든 그만그만하니 사람들의 시선을 못 잡는데 에도 문제가 있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하는 상대드라마는 SBS '태양을 삼켜라', KBS '아가씨를 부탁해'를 하고 있다. 이 드라마들은 공통적으로 시나리오는 약간 부족하더라도 배우들의 연기가 이런 부족한 부분을 메꿔주고 있다. 하지만 그에 비해 '맨땅에 헤딩'은 연기를 잘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란 매우 힘들다. 특히나 주연에서 찾는다면 이상윤 정도 밖에 없을 것이다. 일단 생각보다는 동방신기의 '유노윤호(정윤호)'가 약간은 해주고 있지만 이 정도 연기력을 가지고 잘한다고 칭찬을 애써서 해 주지는 못 할 것 같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약간 연기에 아쉬울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때 그 옆에 받쳐주는 사람이 잘 해줘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낭패다.

아라는 외모가 예쁘고 어느 정도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역시나 윤호보다 약간 잘 할 뿐이다. 뛰거나 빨리 걷는 장면에서 몸은 뻣뻣해서 로봇이 걷는 듯 한 뒤뚱거림을 자주 보여준다. 이윤지 또한 지난 하루(목요일 방송)의 방송에서는 슬픔을 표현하는 장면에서 그 모습이 웃는 것인지, 우는 것인지 구별을 못 할 정도였다. 분명히 슬픔을 나타내는 씬에서 필자는 이윤지를 보고 웃고 말았다. 오 마이 갓~ 내가 지금 왜 웃었을까? 라고 생각하며 저 부분이 분명 문맥상 슬픔 표현 씬이고 얼굴도 그렇게 움직이려고 한 건데 왜 난 이걸 웃어야 했지? 라는 참으로 이상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 세 명의 비슷비슷한 연기력에는 또 하나의 장벽 요소인 만화 같은 구성을 보이는 시나리오가 있어서 같다. 극을 보는 내내 그냥 만화책 내용을 사람이 따라하는 그런 느낌을 가지게 한다. 그 표현법이 실제 사람이 보이는 움직임 보다는 만화책에서 뚜벅뚜벅 걷고, 만화에서 나오는 말처럼 표현하는 것들을 맨땅에 헤딩 주요 출연진이 보이고 있다. 그것도 주연 세 명이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이상윤만은 잘 해주고 있다. 이상윤은 공중파 데뷔격인 드라마 '신의 저울'에서 너무도 깊은 인상을 남기는 멋진 연기를 보여줬다. 이 드라마에선 송창의와 김유미 어느 하나 안 빠지는 멋진 연기를 보여줬다. 신인이지만 이상윤은 기죽지 않고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그리고 MBC일일드라마에서도 꾸준한 연기 세계를 보여줬다. 그는 실력을 인정받아 PD 선정 신인상도 받았다. 이런 이상윤이 제 역할을 해 줄 뿐 다른 주연은 아주 솔직히 말해서 낙제점이다.


맨땅에 헤딩에서 연기를 잘 하는 사람은 거의 모두 조연진에 있다. 별이 역할의 아역은 '내조의 여왕'에서도 김남주 딸로 너무도 예쁜 연기를 보여줬던 아이며 연기 또한 참 귀엽게 잘한다. 그리고 찬란한 유산에서 찌질이 역할로 나왔던 밑에서 두 번째 남자배우도 아주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신인인데도 제법 잘 한다. 윤여정이야 연기력을 말로 할 필요도 없이 잘 하시는 분이니 피력 안 해도 될 테고.. 박철민 또한 수없이 많은 작품과 특유의 재치 있는 연기를 하니 정말 금상첨화다.

조연이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문제는 바로 만화 같은 시나리오에서 생기는 어설픔이다. 스포츠 드라마라고 해서 기대했던 사람들은 볼을 몰고 가는 장면도 제대로 못 본다. 그리고 부딪치고 땀 흘리는 장면을 좀처럼 보기가 힘들다. 운동을 하면서 겪는 애로 사항이 현재는 참으로 찾기가 힘들다. 전부 가슴 설레이는 서로를 위한 어설픈 감정들뿐이다.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윤호에게 이상윤은 철천지원수다. 하지만 싫어하는 친구를 대하듯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시점이다. 자신이 이상윤 때문에 사고를 낸 오해를 받아 수감 생활을 했었고, 아버지는 충격으로 돌아가신 상황은 따로 있고, 이상윤과 그 가족을 위한 미움은 결부가 안 된 각자의 미움으로 승화를 시키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윤호의 연기 중에 기억력을 잃었다고 바보 연기를 하는 컨셉은 어떤 것으로 이해를 해야할지? ㅡㅡㅋ

정윤호 에이전트인 아라(고아라)는 윤호의 제대로 된 에이전트의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차라리 월화드라마 드림에서 주진모가 하는 에이전트가 더 나아 보인다. 차라리 그것이 더 에이전트다운 모습 같다. 하지만 맨땅에 헤딩에서는 너무 현실적이지 않은 따로따로의 움직임에 선수 따로, 에이전트 따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맨땅에 헤딩이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의 모습만으로 봤을 때에는 참 힘들겠다! 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흐름과 화면, 배우의 움직임과 말하는 모습들이 너무도 만화적이어서 그냥 만화책을 보는 것이 더 재밌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스토리가 있는 드라마라면 그 스토리를 보여줘야 하는데 스토리는 뜨문뜨문 배치해 놓고, 그냥 꽃미남, 꽃미녀만 전면에 앞세우고 극을 만든 것처럼 해 놨으니 마치 팥고물 없는 보기 좋은 빵을 혀로 핥기만 하는 정도의 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코믹으로 만들려면 완전히 코믹으로 만들고, 스포츠면 60 : 40 비율 정도로 조절한다든가, 로맨스면 로맨스, 멜로면 멜로의 성격을 보여줬으면 하는데 '맨땅에 헤딩'의 지금 모습은 만화방 한 구석에 꽂혀있는 순정만화 + 코믹만화 정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제대로 밋밋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유일 것이다. 너무 아이돌과 젊은 배우를 써서 인지 모르겠지만 그 타켓 층을 제대로 잡기도 힘들어 보인다. 이도 저도 아닌 성격 자체가 관심을 못 가지게 만드는 최고의 요소일 것이다.

상대 방송사의 드라마 '아부해'에는 윤은혜와 정일우가 제역할을 못하고 있지만, 대신 윤상현과 문채원이 그나마 제대로 된 연기를 보여주고 어느 부분에서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태삼'에서는 전광렬과 유오성, 지성, 정호빈이 연기를 너무 잘 해줘서 시청률 안 나오는 수목에도 꾸준히 17%대와 12%대를 가져가고 있다. 그에 비하면 '맨땅에 헤딩'은 7.8%에서 5.6% 정도를 가져가고 있으니 비교가 대는 부분이기도 하다. 뭔가 맨땅에 헤딩은 고조되는 사건들이 있어야 한다. 그것을 못 집어 넣은 건지, 집어넣었는데도 그 정도로 주연 배우들의 연기가 밋밋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해결이 안 되면 끝날 때까지 고전을 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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