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식당2 오역 논란. 제작자 입장 이해된다. 비난은 인종차별자로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21. 4. 6. 17:36
예능 ‘윤식당2’가 뒤늦게 논란 중이다. 해당 논란은 시즌2 방송 때 등장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오역 방송한 문제이며, 오역 방송을 한 제작진도 문제라며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제작자의 입장이라면 또 이해가 되는 부분이어서 지나친 비난은 삼갔으면 하는 바람도 가질 수밖에 없다.
따지고 보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독일인과 스위스인의 문제가 가장 큰 문제이지 제작진의 잘못이 주일 수는 없다. 그들이 말한 대화 내용 중 이서진과 박서준을 게이라고 한 건 명확한 인종차별적 대화가 맞다. 잘 생긴 한국인이면 게이일 것이란 말은 좋게 해석할 수 없는 부분. 뿌리 깊게 혐오적 감정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아시아인은 못 생겼다 라는 하등한 정서를 가진 건, 혐오적인 감정에서 생기는 감정인만큼 전적으로 그들의 편협함과 혐오적 정서를 비판해야 한다. 그 어떤 책임도 그들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향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질타를 면치 못할 극단적 발언을 했다면 오롯이 그들을 향해 비판의 칼날을 세워야지 그 칼날을 다른 이에게 휘둘러서는 안 된다.
제작진이 그 뜻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란 건 논란을 마주하는 대중도 이미 짐작하는 사실. 그러나 그들이 그렇게까지 방송을 하려 한 의도도 생각해 봐야 한다.
인종차별에 맞서 같은 기준으로 같은 대응을 했다면 싸우자는 것밖에 안 되고. 혐오에 혐오로 맞선 통역 자막은 결코 관계를 개선할 수 없는 것이기에 의도적으로 피했을 것이란 것을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다.
이런 일은 현장에서 쉽게 일어나는 일 중 하나다.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멘트를 단발적으로 했을 때 통역사는 최대한 예의 바른 선에서 통역을 하게 되고.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혐오적 멘트를 했다고 해서 즉각 반응할 수도 없고. 고작 돌려 통역하는 것 정도가 전부인 때가 많다.
편집을 통해 걸러낼 수 있는 방송 특성상 걸러내면 되는 것 아니냐? 할 수 있지만, 또 다회차 방송을 하는 입장에선 여러 장면을 담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에 많이 쳐내는 것을 삼가는 분위기다.
어떤 장면이 담길 때 모든 해석이 하나로 귀결될 수는 없기에 해석의 여지는 남겨두는 것이 제작자의 특징이기도 하다.
뻔히 논란이 될 장면이 있더라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시청자의 자유의지에 맡겨 둘 일이기에 방송을 강행하는 경우가 있다. 논란으로 번질 것이란 걸 알지 못했을 것이나. 오역을 해가며 방송한 의도는 여러 의도가 있을 것이기에 하나의 모습으로 제작진을 공격하기는 무리가 있다.
잘 생겨 게이일 거란 비아냥은 매우 기분 나쁜 일이나. 얼마나 하등한 의식을 가졌기에 그런 비아냥을 할 수 있는지. 시청자가 알아서 판단해 그들을 비난하면 될 일이다.
기분 나쁜 욕을 했다고 해서. 발끈해 같은 방식의 맞대응 자막을 내보냈다면 시청자는 한순간 후련한 감정이 있었을 수 있으나. 갈등은 깊어져 결국 원치 않는 관계 및 사건이 생길 것이기에, 최대한 감정을 배제한 편집을 할 수밖에 없게 되는 건 제작자의 운명이기도 하다.
인종차별적 발언을 편집 없이 방송한 것은 제작진의 일정 잘못처럼 보일 수 있으나. 그 못난 장면을 굳이 비틀어 번역하고, ‘잘난 사람에 대한 열등감 폭발’인 것으로 보여준 건 오히려 잘한 행동으로 보이기에 고민 끝 방송 장면은 이해를 할 수밖에 없다.
숨기기보다 방송 노출을 통해 창피함을 잔뜩 안긴 건 오히려 점잖은 복수이기에 칭찬을 하고 싶어 진다. 누가 더 창피한 일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방송 노출 아니겠는가!
언제든 알려질 일이었고. 이번 논란을 통해 알려졌다면 인종차별과 혐오가 얼마나 창피한 행동인지 알 기회가 됐을 것이기에 차라리 잘 됐다 생각하면 될 일이다.
그 못난 인종차별자를 비난하자. 애꿎은 제작진을 비판하지 말고.
또한, 제작진은 논란이 된다고 해당 장면을 일단 삭제하는 버릇도 고치도록 하자. 해석의 여지. 토론의 여지. 비판의 여지는 남겨둬야 하는 게 제작자의 소양이니까.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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